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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족법 주요판례
작성일 : 16-10-16 10:4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54  
제목 : 2015년 가족법 주요판례
 
 
2015년은 가족법분야에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와 간통죄 폐지에 따른 영향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과 모색이 있었던 해이다. 간통죄 폐지와 관련하여서는 형법분야 판례분석에서 다뤄진 바 있으므로 생략하고,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허용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례와 그 밖에 가족법분야에서 선고된 중요판례들을 대체로 민법전의 체제를 따라 서술한다. 2015년도에 선고된 판례를 소개하는 자리이지만, 선고일자와 판례공보에의 게재시기의 차이로 인하여 2014년 판례분석에서 소개하지 못한 2014년말 선고 판례를 1건 포함시켰다.
 
1.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568 전원합의체 판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허용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의 요지: 다수의견]
민법 제840조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아니하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은 아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나 대법원판례에서 이미 허용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해설]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그 해석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1960년대 중반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배척한 이래 혼인의 파탄에 전적으로 또는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 법리를 확립하였다(1965. 9. 21. 선고 6537 판결, 1987. 4. 14. 선고 8628판결 등 참조).
한편, 이혼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이 변화하였고, 재산분할청구권과 친권·양육권, 면접교섭권이 평등하게 보장되는 등 이혼 관련 법제 및 실무의 변화된 점 등을 근거로 파탄주의로의 전환이 꾸준히 주장되었다. 혼인생활의 회복이 불가능하여 법률이 예정한 부부공동생활체로서의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소멸하였다면 이미 실질적인 이혼상태이므로 그에 맞게 법률관계를 확인·정리하여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거나, 실무상 이혼소송이 유책성을 중심으로 전개됨에 따라 이전투구양상을 띄게 되고, 외형적으로만 혼인이 유지된 부부로서 서로 대립·갈등하는 관계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개인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고 자녀의 인격형성과 정서, 부모·자녀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도 실질적 논거로 제시되었으며, 이는 이 사건 소수의견에 대부분 반영되었다.
 
그러나 7:6으로 유책주의가 유지되었다. 주된 근거는 결국 유책배우자의 상대방을 보호할 입법적 조치의 부존재로 보인다. 파탄주의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파탄주의의 한계나 기준(혼인생활이 파탄되더라도 미성년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이혼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일방에게 심히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등에는 이혼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이른바 '가혹조항' )을 정하고, 이혼 후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책임을 인정하는 등으로 상대방의 희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소수의견은 해석에 의하여 혼인과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고,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정함에 있어 유책성과 부양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본 반면, 다수의견은 사법적 기능만으로는 상대방을 보호하기에 불충분하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수의견은 판결요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 예외사유를 확대하였다.
 
다수의견이나 소수의견 모두 어쩌면 당연하게도, 논거의 대전제로 헌법 제36조 제1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는 조항을 들고 있다. 헌법적 가치에 입각하여 이혼을 둘러싼 갈등과 부부관계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면서도 미성년자녀와 상대방 배우자를 보호할 방안을 함께 숙고한, 그러나 서로 다른 귀결인 것이다. 이혼소송을 다루는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더욱 촉발된 관심과 보다 구체화된 논의가 위와 같은 방안을 세심하게 고려한 입법적 조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2. 헌법재판소 2015. 4. 30. 선고 2013헌마623 결정: 친생추정규정의 위헌 여부
 
[결정의 요지]
민법 제844조 제2항 중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해설]
친생추정제도는 개연성을 기반으로 출생과 동시에 자에게 안정된 법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자에 대한 법적 보호의 공백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민법 제844조에 의하면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고, 이혼 후에도 그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어 가족관계등록부에 전남편의 친생자로 등록되며, 이러한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원고적격 및 제소기간 등에 엄격한 제한이 있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여야만 한다.
 
헌법재판소는 친생추정제도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지만, 민법 제정 이후에 크게 변화한 사회적, 법률적, 의학적 사정변경을 전혀 반영하지 아니한 채, 이미 혼인관계가 해소된 이후에 자가 출생하고 생부가 출생한 자를 인지하려는 경우마저도 아무런 예외 없이 그 자를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함으로써 친생부인의 소를 거치도록 하는 위 조항은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나 모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다수의견은 자의 법적 지위에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위 조항의 위헌상태를 어떤 기준과 요건에 따라 개선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속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였다.
 
3.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4591 판결: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
 
[판결의 요지]
민법 제846, 847조 제1항에서 정한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이 있는 부(), ()는 자의 생모에 한정되고, 여기에 친생부인이 주장되는 대상자의 법률상 부()와 재혼한 처는 포함되지 않는다.
 
[해설]
2005
년 개정 전 민법 제846, 847조에 의하면 친생부인의 소는 부만이 자의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제기할 수 있었다. 위 제소기간에 관하여 헌법불합치결정(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4,96헌가7 결정)이 있은 후,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민법은 제소기간에 관하여 사유 있음을 안 날부터 2년으로 규정하면서 부 외에 처도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원고적격을 확대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위 민법 개정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추가된 처에 친생부인이 주장되는 대상자의 법률상 부()와 재혼한 처도 포함되는지의 여부이다.
 
친생부인의 소의 1차적인 원고적격자로 민법 제846조는 '부부(夫婦)의 일방', 847조 제1항은 '() 또는 처()'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각 조항의 문언만을 놓고 보면, 친생부인이 주장되는 대상자의 생모인 처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법률상 부()와 재혼한 처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사건의 원심은 유전자감정 등을 통하여 쉽게 친생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 점, 재혼한 처도 상속 등에 있어 이해관계가 큰 점과 아울러 위 각 조항의 문언을 근거로 하여 재혼한 처에게 원고적격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민법은 제844조 제1항에서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이어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적격자와 제소기간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이 판시한 바와 같이, 민법 제844, 846조 및 제847조 제1항을 연계하여 합리적으로 문언을 해석하면, 민법 제846조에서의 부부의 일방은 제844조의 경우에 해당하는 부부의 일방, 즉 제844조 제1항에서의 부와 '자를 혼인 중에 포태한 처'를 가리키고, 그렇다면 이 경우의 처는 '자의 생모'를 의미하며, 847조 제1항에서의 처도 제846조에 규정된 '부부의 일방으로서의 처'를 의미한다고 해석될 것이다. 또한 개정 법률안의 제안이유와 주요내용에 의하면 자의 생모도 친생부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위 개정의 주된 이유였다. 대법원은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처는 자의 생모를 의미함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법률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면서도 입법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법해석 방법과 한계를 확인하였다.
 
4.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8217 판결: 인지심판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약 30년 전 피고의 모가 피고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원고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하여 이를 인용하는 심판이 확정된 바 있다. 원고는 위 인지심판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의 친생자가 아님이 분명하므로 민법 제865조에 의거하여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인지청구의 소는 부와 자 사이에 사실상의 친자관계의 존재를 확정하고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창설함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이다. 인지청구의 소를 심리함에 있어 법원은 당사자의 증명이 충분하지 못할 때에는 직권으로 사실조사와 증거조사를 하여야 하고, 친자관계를 증명할 때는 부와 자 사이의 혈액형검사, 유전자검사 등 과학적 증명방법이 유력하게 사용되며, 이러한 증명에 의하여 혈연상 친생자관계가 인정되어 확정판결을 받으면 당사자 사이에 친자관계가 창설된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인지청구의 소의 목적, 심리절차와 증명방법 및 법률적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인지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재심의 소로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확정판결에 반하여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로써 그 효과를 다툴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5.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32397 판결: 재판상 이혼시 친권자 및 양육자의 지정
 
재판상 이혼의 경우에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가 없더라도 직권으로 미성년자인 자녀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를 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법원이 이혼 판결을 선고하면서 미성년자인 자녀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를 정하지 않았다면 재판의 누락이 있다. 또한 재판을 누락한 경우에 그 부분 소송은 원심에 계속 중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민사소송법 제212조에 따라 원심이 계속하여 재판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424083 판결 등 참조).
 
6.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79870 판결: 부양료청구권의 성질과 사해행위취소
 
부양의 의무 있는 사람이 여러 사람인 경우에 그중 부양의무를 이행한 1인이 다른 부양의무자에 대하여 이미 지출한 과거 부양료의 지급을 구하는 권리는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확정에 의하여 비로소 구체적이고 독립한 재산적 권리로 성립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부양료청구권의 침해를 이유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는 경우의 제척기간은 부양료청구권이 위와 같이 구체적인 권리로서 성립한 시기가 아니라 민법 제406조 제2항이 정한 '취소원인을 안 날' 또는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진행한다. ,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은 원고들의 부양료청구가 인용된 제1심 심판시나 그 심판의 확정시가 아니라,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안 때(사안에서는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을 최종적으로 받은 때)부터 진행한다고 본 사례이다.
 
7.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48852 판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의 상속인
 
[판결의 요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으로 상속인이 되고, 피상속인의 손자녀와 직계존속이 존재하지 아니하면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인이 된다.
 
[해설]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 상속하였다가 그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 상속하는지 아니면 배우자가 단독 상속하는지가 문제된다. 그동안 하급심 및 등기 실무에서 공동상속설과 배우자 단독상속설로 나뉘어 혼선이 있어왔다.
 
민법 제1042조와 제1043조의 해석을 둘러싸고 상속포기의 소급효의 의미에 관하여, 상속포기자에 대하여는 상속이 개시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상속인에서 제외하는 견해(판례)와 상속포기자에 대하여도 일단 상속이 개시되고 다만 개시된 상속의 효력을 부인하되 그 부인의 효과를 상속개시 시까지 소급시키는 견해가 있다. 위 판례의 견해에 따르면 그 논리적 귀결로, 그리고 민법 제1000조와 제1003조가 혈족상속권과 배우자상속권을 구분하여 규정하면서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존재하는 경우 배우자가 그들과 공동 상속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가 있으면 배우자는 손자녀와 공동 상속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대법원은 이 판시로 그동안의 실무상 혼선을 해소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다만, 동순위의 상속인이 있는 한 차순위의 상속인은 자신이 상속인이 되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여 구체적 타당성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법원은 차순위 상속인들의 상속포기 고려기간의 기산점, 즉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을 확정함에 있어 '종국적으로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과정에서 법률상 어려운 문제가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바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8. 대법원 2015. 7. 17. 2014206, 207 결정: 상속결격자의 수증과 특별수익 해당 여부
 
공동상속인 중 1인인 갑은 2003년경 누나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상속결격자가 되었다. 피상속인은 2010년경 갑에게 일부 재산을 증여한 후 사망하였다. 그런데 상속인에게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사람은 그 때부터 피상속인을 상속하는 자격을 당연히 상실하고 그 사람의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가 대습상속인이 된다. 따라서 상속결격사유가 발생한 이후에 결격된 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직접 증여를 받은 경우, 그 수익은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상속결격자의 수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
 
9.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518367 판결: 상속재산 공유물분할청구 사건
 
사안은 공동상속인 중 1인인 갑에 대하여 채권을 가진 대부업체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상속재산에 속하는 부동산에 관하여 공유물분할을 청구한 것이다.
 
상속재산이 분할되기 전단계에서의 공동상속인의 상속재산의 공유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상호억제에 의하여 상속재산의 분할에 이르기까지 상속재산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잠정적 성격을 갖는 공유라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상속재산의 분할은 본질이 비송이라는 점에서는 공유물분할과 다르지 않지만, 집합재산인 상속재산을 가정법원이 후견적 재량에 의하여 공동상속인 사이에 배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개개의 물건을 대상으로 하는 공유물분할과 다르다(법원실무제요 가사Ⅱ 603쪽 참조).
 
따라서 공동상속인은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공동상속인 사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경우에 가사소송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상속재산에 속하는 개별 재산에 관하여 민법 제268조의 규정에 따라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법원도 상속재산에 관한 공유물분할 청구사건에서는 원고에게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인지, 상속재산분할절차가 마쳐져 그들 사이의 공유관계가 물권법상의 공유라고 주장하면서 공유물분할을 청구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고, 공유물분할청구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동상속인 사이에 상속재산분할절차가 마쳐졌는지 여부를 심리하여야 한다.
 
10.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60753 판결: 기여분과 유류분의 관계
 
[판결의 요지]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의 전제 문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일정 부분 보장하기 위하여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제한하는 유류분과는 서로 관계가 없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람이 있을지라도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기여분이 결정되지 않은 이상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다.
 
[해설]
상속인은 자녀 5명이고, 그 중 1인인 피고는 망인의 생전에 망인으로부터 1 6천만 원을 증여받았다. 피상속인의 사망당시 피상속인 소유의 재산은 없었다. 이에 다른 상속인들이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유류분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상속재산분할 및 기여분 심판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위 상속재산분할 등 청구사건에서, 망인이 위 금원을 피고에게 생전에 증여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기여분이 상대방들의 유류분에 우선하였을 터인데도 망인이 위 금원을 피고에게 생전에 증여함으로써 망인의 사망 당시 분할의 대상이 되는 피상속인 소유의 상속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위 금원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생전 증여 여부에 따라 기여분 인정여부가 달라지는 부당한 결과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 앞서 확정된 위 상속재산분할 등 청구사건에서 법원은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간의 형평이라는 이념에 적합하도록 그들의 협의 또는 심판에 맡겨진 것이어서 피상속인이 생전에 또는 유언으로 기여분을 정할 수 없고, 피상속인의 생전 증여나 유증은 피상속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어서 기여분이 인정되는 사안이더라도 피상속인은 생전 증여나 유증을 할 수 있되, 그 생전 증여나 유증이 유류분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는 등의 이유로 피상속인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재산이 없으면 피상속인이 생전 증여나 유증한 재산에 관하여 기여분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3. 11. 8. 선고 201349,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확정).
 
대법원은 요지와 같은 취지로 피고가 증여받은 1 6천만 원을 모두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하여 피고에게 유류분 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의 지급을 명한 원심을 지지하였다.
 
 
▶ 하급심판결
 
1. 서울가정법원 2015. 7. 17. 선고 2014드단312270 판결: 이혼무효확인, 항소기각 확정
갑이 아내인 을과 혼인 후 미국 뉴욕주에서 함께 거주하다가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 지방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이혼판결을 받았고, 대한민국에서 위 이혼판결에 기하여 이혼신고를 하여 가족관계등록부상 갑과을 사이에 이혼이 성립되었다고 등재되었다. 갑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네바다주에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을이 이혼소송의 소장 부본을 적법하게 송달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위 이혼판결을 근거로 갑이 대한민국에서 신고한 이혼은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이다.
 
2. 부산가정법원 2015. 11. 25. 선고 2015드단6476 판결: 사실상혼인관계존부확인, 확정
직업군인인 갑은 법률상 배우자인 을과 이혼할 의사로 별거하던 중 병을 만나 사망할 때까지 46년간 동거하였다. 병이 군인연금법에서 정한 유족연금 수급권자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하여 사실혼관계 존부 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갑과 병의 사실혼이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확인의 이익도 있다고 한 사례이다.
 
3. 제주지방법원 2015. 6. 3. 2014느단513 심판: 미성년후견인선임, 확정
갑이 을과 협의이혼신고를 하면서 자녀인 병에 대한 친권자로 어머니인 을을, 정에 대한 친권자로 아버지인 갑을 각 지정하였는데, 갑이 사망하자 병·정의 조부인 무가 자신을 병·정의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하여달라고 청구한 사안에서, 정의 경우 자의 복리를 위하여, 병의 경우 을에게 병의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무를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한 사례이다.
 
노정희 부장판사 (광주고법) 20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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